Sunday, October 24, 2010


호수

얼골하나야
손바닥둘로
폭가리지만,

보고픈마음
호수만하니
눈감을밖에.

정지용

Sunday, October 17, 2010

그 꽃

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못한
그 꽃
사람

사람을 바라보면 눈물이 난다
사람으로 살아보니 그랬다

신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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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이 한테는 별로 안어울리는 시 같아. (발랄하지 못해서;; ㅋㅋㅋ)
지금 한 한시간 다되도록 여기에 올릴 시를 찾고자 시를 읽었어.
별로 와닿는것이 없었는데,
이 시가 나를 가장 의아하게(?)만들어서 오늘은 여기서 이만 이걸 올리고자 해.

얼핏보면 우울한 시인것 같은데,
생각해 보면 되게 따뜻한 시인것도 같아.
사람이 사람을보며 저렇게 눈시울을 적시고 sentimental해 진다는것....
마음이 차갑고 딱딱하고 인정없고 나만 아는, 그런것이 '인간'이었다면...
저런 현상/마음, 없었을 것 같아.

Sunday, October 10, 2010

[이번주 숙제] 가난한 사랑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가난한 사랑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녁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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